천리포수목원 현황
2002. 07. 24 간호과 : 정회선
약 60ha(18만평)으로 이루어진 천리포수목원은 크게 7개 지역으로 나뉘어진다. 토지가 이와 같이 한곳에 집중되어 있지 않고 분산되어 있는 것은 관리상, 작업상 매우 불편한 단점이 될 수 있으나 각 지역의 자연환경에 따라 다양한 식물 종류들을 적절히 배치· 관리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지역들의 토질, 기후, 기존식물상 등을 고려하여 각각 관리하고 있다.
천리포수목원은 1979년에 산림청 산하 비영리재단법인으로 인가를 받았고 1996년에 공익법인으로 재인가를 받았으며, 현 재단 이사장인 민병갈 씨 개인의 전액 기금출연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
지리적으로는 서울로부터 남서쪽으로 약 180km떨어진 태안반도 북단 부근인 만리포 해수욕장에 인접한 북위 36도 46분 동경 126도 8분에 위치하고 있으며, 1970년부터 부지의 연차적인 확보와 함께 현지에 적응이 가능한 식물들을 국내 및 유사한 기후권의 여러 나라에서 지속적으로 수집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왔다.
현재 미국 등 60여 개국으로부터 수집된 식물들은 목련을 비롯하여 약 6,686종에 이르며(1999년 4. 18일 기준), 그 동안 국내 모든 관련 분야 및 학과의 전문인들에게 연구 및 실험자료로서 활용되어 왔을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식물자원의 가치와 그 보존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또한 수목원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1997년에는 세계목련학회를 유치하였고 1998년에는 국제수목학회 및 호랑가시학회를 유치하여 국제적인 학술교류 및 정보교환을 위하여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업적은 세계적으로 크게 인정받고 있다.
현재도 수목원의 운영예산을 확보하기 위하여 80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모 증권회사에 고문으로 근무하는 민 이사장은 올해로 한국에 거주한지가 55년을 맞는다(2000년 기준). 민 이사장에게 천리포수목원의 의미는 그의 말을 빌리자면 이렇다.
"누구도 한 적이 없는 큰 가치와 보람이 있는 일입니다. 귀화한 한국인으로서 한국인으로 받아준 나의 고국에 보탬이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지요. 물론 수목원이 완성되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이· 삼십년을 보고 시작한 일은 아닙니다. 최소한 이백여년은 내다 보아야지요. 저의 사후에도 나무들은 계속 자랄 테니까요."
천리포수목원의 지역별 현황
현재 수목원의 관할 부지는 크게 7개 지역으로 나뉘어진다. 이와 같이 토지가 한 곳에 집중되어 있지 않고 분산되어 있는 것은 관리상, 작업상 매우 불편한 약점을 가지고 있으나 반면 여러 가지의 토질, 기후, 기존식물상을 한 개의 수목원이 보유할 수 있다는 장점도 될 수 있다.
◇ "가" 지역은 주지역 또는 본원이라 부르는 곳으로 수목원이 시작된 모체로서 전시용 내지 교육용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수집된 식물들의 대부분이 이곳에 식재되어 있으며 사무실, 관리사택 등 10동의 건축물과 온실 8동 중 7동이 이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그 중에는 초가집이 1채 한옥기와집이 3채가 있으며 최근에 건축된 사무실은 지붕이 초가집형태를 본 딴 그 유래가 없는 독특한 양식의 2연동 2층 건물로 아래층은 벽이 없이 교각으로 이루어져 주차장으로 이용된다. 또한 수원확보를 위한 인공연못 2개도 이 지역에 있으며 연못 주변에는 다양한 버드나무종류와 습지식물이 자라고 있다. 바다에 가장 인접해 있는 관계로 일부 지역에서는 해풍의 피해가 다소 있으나 수목원 조성 초기에 심어진 곰솔 방풍림이 잘 자라서 큰 피해는 없으며 각종 난대성 상록활엽수들을 비롯하여 다양한 수종들이 식재되어 해안의 아름다운 경관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 이 지역은 앞으로 다양한 표본 수종들을 조화롭게 배치하여 종합전시재배지역으로 기능을 하도록 조성중이다.
본원에는 7동의 온실이 산재해 있는데 각각 그 기능을 달리 한다. 파종, 삽목, 접목 등 대부분의 번식은 3호 온실에서 이루어 지며, 8호 온실은 대개 내한성이 약한 난대성 식물이 심어져 있고 나머지는 주로 화분묘나 유묘를 재배하는데 이용된다.
정문에 근접하여 특이한 형태의 2층 2연동의 관리사무실이 있다. 95년도에 건축된 사무실의 지붕은 한국전통 초가지붕을 연상시키며 아래층은 교각으로 이루어져 있고 2층은 비교적 넓은 유리창문을 주로 하여 주변경관을 가로 막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하여 건축되었다. 사무실 안에서 내다 보이는 경관이 또한 아주 인상적이다.
사무실과 큰 연못사이에는 소규모의 논이 있는데 수목원 직원들이 직접 모내기부터 추수까지 농사를 지으며 개구리 등 주변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하여 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며 여름으로는 녹빛으로 가을 추수기에는 갈빛으로 주위의 경관에 나름대로의 운치를 더해준다.
큰 연못은 1970년도 초에 만든 인공연못으로 원래는 논이었으나 수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만든 것으로 나무 식재시 관개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연못 안에는 잉어, 붕어, 장어 등이 서식하며 흰뺨검둥오리, 청호반새, 해오라기 등 물새가 자주 찾아 온다. 특히 흰빰검둥오리가 이 곳에서 보금자리를 틀고 새끼를 치며 십여 마리의 어린 오리 새끼들이 어미오리를 따라 연못 위를 유영하는 모습은 수목원의 분위기를 한껏 북돋운다.
큰 연못의 남단에는 소규모 사구지역으로 여러 종류의 목련들이 식재되어 있다. 이 곳은 수목원의 전경이 사무실 건물과 함께 연못 수면에 반영되어 한눈에 들어 오는 곳이며 이 곳과 연못 주위에는 각종 버드나무 등 습지식물이 자라고 있다.
큰 연못에 인접하여 있는 작은 연못 역시 과거에 논이었던 자리로 연못주위로 꽃창포와 수선화가 자라고 여름에는 연못에 가득 찬 수련이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수련이 수면 위를 덮지 않을 때에는 연못 가장자리나 안에 식재되어 있는 낙우송, 메타세콰이어, 닛사 등의 수목들이 수면에 비치어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시킨다
연못들 사이에는 철망으로 보호되고 있는 여러 종류의 블루베리(정금나무종류)가 자라고 있으며 또한 다양한 화색을 갖고 있는 여러 품종의 수국이 여름에 흐드러지게 핀다.
작은 연못의 서쪽은 대부분이 곰솔로 이루어진 방풍림이 해안을 따라 잘 조성되어 있으며 그 너머에 백사장을 내려다보며 사철나무집이 자리잡고 있다.
작은 연못에서 북쪽으로 완만한 경사를 오르면 제법 크게 자란 수목들이 작은 숲을 이루고 있으며 그 아래에는 수선화, 설강화(snowdrop) 등이 이른 봄에 피어 남다른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언덕을 오르다 우측으로 이어진 작은 오솔길을 따라 오르면 "씨앗밭"이라 불리는 작은 분지가 나온다. 이곳에는 각종 크고 작은 수목류와 초화류가 혼재되어 자라고 있는데 풍년화, 목련, 때죽나무, 다정큼나무, 섬초롱꽃, 섬백리향, 말발도리, 벚나무 등이 연중 다양하게 꽃을 피운다.
이 곳에서 비스듬히 서북향으로 언덕 위에 낭새섬을 바라보며 바닷가 절벽 위에 자리잡고 있는 소사나무집은 수목원 초기에 건축된 한식 기와집들 중에 하나로 현재까지 유일하게 장작불을 사용해야 하는 온돌양식으로 남아 있다. 그 주위에는 방풍림과 함께 후박나무, 소사나무, 회화나무 등이 식재되어 있으며 "본관"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소나무집으로 오솔길이 이어진다. 본관 역시 초기의 한식 기와집으로 주변에 다양한 수목이 어우러져 있으며 뒷뜰에는 작은 암석원이 조성되어 있다. 이 곳에서 내려다보는 낭새섬을 낀 천리포해변의 풍광이 수려하다.
본관에서 내륙방향으로 크게 자란 곰솔들이 모여 자라는 송림이 있으며 그 송림 안에 동백원과 만병초원이 위치해 있다. 각기 다양한 형태와 화색의 동백들과 만병초들이 4월부터 5월까지 송림 가득 꽃을 피운다. 본관에서 북쪽으로 간이 포장된 길을 따라 내려가다 있는 작은 기와집은 별칭이 "발전실"인 등나무집으로 수목원조성 초기에 자체적으로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발전기가 설치되어 있던 곳이며 현재는 직원 숙소로 사용 중이다. 길을 따라 계속 내려가면 주위가 각종 수목으로 둘러 쌓인 기와집이 나타나는데 감탕나무집이라 불리는 이 집 역시 초기의 건축물로 앞뜰에 커다란 배롱나무가 인상적이다. 여기에서 길을 따라 서쪽으로 바다가 내다보이며 우측으로는 수목원의 후문이 있고 좌측으로는 바닷가 벼랑 위에 이층 양옥집인 위성류집이 있다.
왔던 길을 다시 따라 거슬러 올라오다 감탕나무집의 후면이 보이는 곳에서 좌측으로 작은 계단을 오르면 다양한 형태의 호랑가시나무류, 꽝꽝나무류, 감탕나무류 등 상록활엽수들이 감탕나무과 식물들로서 작은 호랑가시원을 이루고 있으며 곧이어 좌측으로 소로를 따라 가면 양쪽으로 실유카(Yucca filamentosa)가 길을 따라 열식되어 있는 주위가 다소 탁 트인 지역이 나타난다. 큰밭이라 불리우는 이 곳은 각종 활엽수와 침엽수 등이 잘 어우러져 자라고 있다.
큰 밭의 동쪽 끝에서 우측으로 송림 주위에 다양한 종류의 목련이 식재되어 있어 4~5월에 특히 아름다우며 좌측으로 돌아 내려가면 나타나는 사구지역 주위에는 보기 드문 진기한 수목들이 산재하여 자라고 있다. 곧 이어 나타나는 온실 동쪽 뚝 아래에 작은 밭은 묘목을 재배하는 곳으로 번식된 작은 묘들을 이곳에서 어느 정도 키운 후 적당한 장소에 정식하게 된다. 온실을 따라 이어진 계단과 언덕을 오르면 소규모의 침엽수원과 온실이 나타난다. 곧 이어 양쪽에 줄지어 심어진 둥근다정큼나무로 형성된 다소 비좁은듯한 나무터널을 지나 초가건물 사이로 빠져 나오면 사무실 건물이 보인다. 사무실 주위에는 다양한 형태의 화단이 조성되어 있으며 사무실에서 마주보이는 수목원의 유일한 초가집인 다정큼나무집과의 사이에 많은 초화류들이 식재되어 있어 연중 다양한 식물들을 감상할 수 있다.
◇"나" 지역은 해변에서 약 100m 떨어진 썰물 때에는 걸어서 건너갈수가 있는 섬으로 "닭섬"이라고 불리던 것을 이 지역에 서식하였으나 근래에는 보기 드문 새인 바다직박구리의 지방명을 붙여 낭새섬으로 개칭하여 부르고 있으며, 면적은 약 12,000평(4ha)가량이 된다. 현재 주종을 이루고 있는 해송이 들어서기 전에는 주요 식생이 상록활엽수였다는 학설에 따라 지금까지 10여 년에 걸쳐 후박나무, 센달나무, 참식나무, 새덕이, 가시나무, 감탕나무, 먼나무, 완도호랑감탕나무, 호랑가시나무, 조록나무, 육박나무, 동백, 돈나무, 다정큼나무 등 자생 상록활엽수를 식재하여 왔으며 언젠가는 이 섬 전체가 원래의 상록활엽수림으로 복원되도록 매년 추가로 식재하고 있다.
◇"다" 지역은 천리포마을의 중간에 위치해 있는 사구지역으로 현재는 방풍림의 조성과 해안사구지역에 적응이 가능한 다양한 수종의 시험재배를 위한 식재가 부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해당화(Rosa rugosa), 곰솔(Pinus thunbergii), 순비기나무(Vitex rotundifolia) 등 다양한 사구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앞으로 연구실, 도서실 및 묘포장 등이 자리잡을 지역으로 계획ㆍ추진 중이다.
◇"라" 지역은 목련산 또는 목련원으로 세찬 바람이 닿는 지역이지만 비옥한 토양을 바탕으로 좋은 생육 상태을 보이는 다양한 목련 종류들이 식재되어 있다. 또한 이 지역은 여러 종류의 배롱나무와 벚나무의 표본수들이 식재되어 있으며 봄에 수많은 종류의 목련들이 소나무사이에서 진달래와 함께 꽃이 필 때는 가히 장관이다.
◇ "마" 지역은 침엽수원으로 관사 1동과 온실 1동이 위치하고 있으며 인공연못 4개소가 조성되어 있다. 이 지역은 Pinus(소나무류), Picea(가문비나무류), Abies(전나무류), Thuja(측백나무류), Thujopsis(나한백류), Chamaecyparis(편백류) 등 다양한 침엽수들이 식재되어 있으며 국내ㆍ외 각지에서 도입된 다양한 수종들이 본원 다음으로 제일 많이 심어져 있는 지역이다. 또한 북쪽 능선에는 서늘한 기후를 필요로 하는 자작나무(Betula)속의 나무들이 식재되어 있다.
◇"바" 지역은 7개 지역 중 제일 넓은 지역으로 활엽수를 중점적으로 식재하고 있으며 각 수종에 따라 세분하여 관리되고 있다. 현재 식재된 수종은 무척 다양하지만 Acer(단풍나무류), Quercus(참나무류), Ilex(호랑가시나무류), Viburnum(가막살나무류), Prunus(벚나무류), Stewartia(노각나무류), Tilia(피나무류), Cornus(산딸나무류), Magnolia(목련류), Aesculus(칠엽수류), Syringa(정향나무류), 상록활엽수류 등이 지형 및 국부기후(micro climate)을 감안하여 종류별로 식재되어 관리되고 있으며 이 지역들은 각기 이들 수종명에 따라 불려지고 있다. 다른 종류들도 이와 같이 적지를 선정하여 식재하여 종합식생원으로 조성 중이다.
◇"사" 지역은 천리포에서 가장 높은 해발 120여 미터의 산 정상으로 이어진 계곡으로 큰골이라 불리우며 토양이 매우 비옥하여 많은 종의 자생초본 자라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활엽수림이 잘 발달하여 자연보존지역으로 설정하여 보존ㆍ관리하고있다.